요즘 왜 뜨는 거야?

참는 것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닐 때가 있다 – 이혼을 말할 때, 우리가 놓치는 것들

Insight Code 2025. 5. 21. 19:00

방송을 보다가 한 인물이 사라지는 순간을 본 적 있으신가요?

최근 방송된 '솔로라서'에서는 황정음의 분량이 거의 날아갔습니다. 그 이유는 회사 자금 횡령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의혹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죠.

이 장면에서 문득 제 유튜브 채널이 떠올랐습니다. 싫어요가 많은 영상은 알고리즘상 노출이 줄어들고, 조용히 사라지게 됩니다. 감정도, 관계도 가끔은 그런 '편집'의 알고리즘을 따르곤 합니다. 불편한 감정은 지워지고, 기억은 편집되며, 정작 중요한 감정은 덜어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이혼을 결심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바람, 경제적 갈등, 감정 소진 등 누구에게나 나름의 사연이 있지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첫 결혼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땐 좀 더 참았으면 어땠을까?"

저에겐 이혼한 친언니가 있습니다. 처음엔 그 결정을 응원했어요. 더 늦기 전에 정리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언니의 얼굴에서 생기가 빠지고, 말수가 줄어들고, 기운이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제가 무심하게 등을 떠민 건 아닐까,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됐습니다.

우리는 자주 '버티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가끔은 그게 감정을 보존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무조건 참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끝내기 전에 다시 시도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살펴보았는가, 그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입니다.

이혼은 끝이 아니라 서사의 전환점입니다. 그 후에 시작되는 감정은 오히려 더 복잡하고, 더 조심스럽습니다. 이혼이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조금 더 자주 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약

  1. 감정과 관계는 예능처럼 편집되지 않습니다. 그 여운은 계속 남습니다.
  2. 참는 것이 늘 나쁜 선택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3. 이혼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감정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