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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 다 샀는데… 정말 분산투자일까?
삼성전자 한 종목만 가지고 있으면 왠지 불안하다.그래서 SK하이닉스도 산다.여기에 반도체 ETF 하나를 더 사고, KOSPI ETF까지 담았다.계좌에는 종목이 네 개가 됐다.그렇다면 내 돈도 네 방향으로 분산된 것일까?꼭 그렇지는 않다.분산투자에서 중요한 것은‘몇 개를 샀느냐’가 아니라 ‘무엇 때문에 함께 오르고 내리느냐’이기 때문이다.FINRA도 집중위험(concentration risk)을 설명하면서 같은 산업·지역·증권 유형에 속한 자산은 서로 높은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개별 기술주를 여러 개 갖고 있으면서 기술주 펀드와 지수펀드까지 보유하면, 겉으로 보이는 종목 수보다 실제 기술주 노출이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이다.이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함께 보유하는 것은 꽤 ..
07:14:46 -
오르면 팔고 내리면 샀는데, 왜 누구는 벌고 누구는 잃을까?
피터 린치와 클로드 섀넌의 이야기로 배우는 리밸런싱의 조건주가가 출발점으로 돌아왔는데 계좌에는 돈이 더 남았다.앞선 글에서 살펴본 리밸런싱의 예시는 꽤 매력적이었다. 주식과 현금을 절반씩 나누고, 주식이 오르면 일부를 팔고, 내리면 다시 비율을 맞춘다. 미래의 주가를 정확히 맞히지 않아도 매매에 기준이 생긴다.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그렇게 좋은 방법이라면, 왜 모두가 이 방법으로 돈을 벌지는 못할까?”답은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산다’라는 문장에 빠져 있다.무엇을 사고 있는지, 가격이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 거래할 때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에 따라 같은 규칙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피터 린치와 클로드 섀넌의 이야기를 한 단계 더 들여다보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매수 버튼을 누르는 요..
2026.10.24 -
둘 다 10억에 매년 2억을 번다는데, 왜 같은 값이 아닐까?
무인 세탁소 두 곳이 매물로 나왔다고 해보자.가격은 각각 10억 원.매출에서 세제값, 임차료, 전기료 같은 일상적인 운영비를 빼고 남는 금액도 연간 2억 원으로 같다. 아직 세금과 기계의 감가상각은 반영하지 않은 숫자다.여기까지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둘 다 매년 2억 원씩 벌면, 5년이면 본전 아닌가?”그런데 장부를 조금 더 들여다보니 이야기가 달라진다.한 곳은 기계를 교체하고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해마다 평균 4천만 원이 필요하다. 다른 곳은 같은 목적으로 평균 1억 4천만 원을 써야 한다.똑같이 2억 원을 번다는데, 주인이 가져갈 수 있는 돈은 같지 않은 것이다.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경쟁사는 10배인데 이 회사는 5배다. 싸다.”이 말을 이해하려면 먼저 물어야 한다.무슨 이익의 5..
2026.10.23 -
50% 더 주면 잘 팔린다 — 그런데 회사에도 이득일까?
같은 제품을 파는 두 매장이 있다.한쪽에는 “33% 할인”, 다른 쪽에는 “50% 더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숫자만 보면 두 번째 매장이 훨씬 후해 보인다. 하지만 50% 증량을 단위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33.3% 할인이다. 제품을 전부 사용한다는 조건에서 두 혜택은 거의 같다.소비자에게는 여기서 비교가 끝날 수 있다.기업에는 다음 질문이 남는다.“가격을 깎는 것과 물건을 더 주는 것 중, 무엇이 더 많이 남을까?”이 질문을 따라가면 행사 안내판 뒤에 숨어 있는 소비심리와 기업의 손익 구조가 보인다.더 좋은 할인보다 ‘더 준다’는 말이 잘 팔렸다2012년 《Journal of Marketing》에 실린 연구에는 흥미로운 현장 실험이 나온다.연구진은 미국의 한 소매점에서 핸드로션을 대상으로 35% 할인과..
2026.10.22 -
내 수익은 15%, 시장은 10% — 그런데 내가 더 잘한 게 아니라고?
내 미국주식 계좌의 수익률은 15%. 같은 기간 미국주식 기준지수의 수익률은 10%.이 숫자만 보면 시장보다 5%포인트 높은 성과를 낸 것 같다. 종목을 고르고 매매한 노력이 결실을 본 셈이다.그런데 한 가지 조건을 확인하자 결론이 뒤집힌다.내 수익률은 원화 기준이고, 시장 수익률은 달러 기준이었다.투자 성과를 평가할 때는 얼마나 벌었는지만큼 무엇과 비교했는지가 중요하다. 비교 기준이 다르면 정확한 숫자를 가지고도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15%가 10%보다 낮아지는 순간설명을 위해 가상의 투자 사례를 만들어보자. 아래 숫자는 실제 시장 기록이나 현재 환율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같은 기간에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었다고 가정한다.내 미국주식 포트폴리오의 원화 기준 수익률: 15%비교할 미국주식 기준지수의..
2026.10.21 -
집값이 절대 안 떨어진다고? 20조 원짜리 역발상 베팅
2006년 미국.부동산 시장에는 꽤 강력한 믿음이 퍼져 있었습니다.“미국 전체의 집값이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집값은 계속 올랐고 대출 문턱은 낮아졌습니다. 소득이나 자산을 제대로 증명하지 않는 저서류·무서류 대출까지 확산됐습니다.당시 등장했던 말 가운데 하나가 NINJA Loan입니다.No Income, No Job, No Assets.소득도, 직업도, 자산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대출을 빗댄 표현입니다.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금융회사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주택담보대출을 모아 MBS 같은 증권으로 만들었고, 다시 여러 상품을 묶고 잘라 CDO 같은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재구성했습니다.개별 대출 가운데 부실 위험이 높은 것이 섞여 있어도 구조화를 거치면서 높은 신용등급을 받은 상품이 만들..
202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