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57)
-
우주선 창문 몇 장 팔아서 돈이 될까? 특수 유리 기업의 진짜 시장
우주선 창문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고 해보자.진공에 가까운 외부 환경과 내부 공기의 압력 차이를 견디고, 열과 충격까지 고려한 제품을 만든다. 기술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겠다.그런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질문이 하나 더 남는다.“우주선을 얼마나 많이 만든다고, 창문을 팔아 큰 사업이 될까?”자동차처럼 수백만 대씩 생산하는 물건도 아니다. 한번 공급한 창문이 오래 버틴다면 교체 수요도 제한적일 것이다.이 질문을 따라가면 뜻밖의 장소에 도착한다.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그리고 빛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광섬유다.우주에 들어갔다는 사실과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은 다르다코닝은 우주용 유리 공급 이력이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머큐리 우주선 창문,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의 열 보호창용 용융 실리카, 우주왕복선 창문 등이..
09:17:00 -
호텔 빈방은 왜 끝까지 헐값에 팔지 않을까?
숙박 예약 앱을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오늘 밤까지 팔리지 않으면 그대로 비어 있을 방인데, 왜 가격을 더 내리지 않을까?호텔의 오늘 밤 객실은 내일로 넘겨 팔 수 없다. 식료품처럼 창고에 보관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얼마라도 받고 손님을 받는 편이 낫지 않을까?실제로 호텔은 막판 할인을 하기도 한다. 다만 빈방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객실 가격을 계속 낮추지는 않는다.호텔이 계산하는 것은 빈방 하나의 매출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받을 금액과 추가 비용, 앞으로 들어올 예약, 다른 고객에게 미칠 영향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한 명 더 받는 데 드는 비용부터 다르다호텔에는 손님이 없어도 발생하는 비용이 있다. 건물 임차료나 대출 이자, 기본 인력과 시설 유지비 등이 대표적이다.반면 객실을 한..
2026.09.19 -
구글과 메타가 해저케이블에 투자하면, 돈은 어느 기업으로 갈까?
구글과 메타가 데이터센터에 투자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반도체와 전력 설비가 먼저 떠오른다. 데이터를 처리할 칩과 서버를 돌릴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런데 데이터센터를 지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 안에서 처리한 정보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바다 건너 데이터센터와 이용자를 연결하려면 대륙 사이의 통신망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 해저케이블 건설에도 투자한다.여기서 투자자의 질문이 시작된다. 구글과 메타가 지출하는 돈은 어느 기업의 매출이 될까? 그리고 그 기업은 매출에서 얼마나 이익을 남길까?구글의 계약서에는 SubCom이라는 이름이 있다실제 사례부터 살펴보자.구글은 2020년 미국·영국·스페인을 연결하는 ‘그레이스 호퍼’ 해저케이블 계획을 발표했다. ..
2026.09.18 -
노이즈캔슬링은 왜 층간소음까지 없애주지 못할까? 조용함이 돈이 되는 조건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끼면 지하철의 웅웅거림이 줄어든다. 음악을 틀지 않아도 조용함 자체를 사용할 수 있다.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든다.‘이어폰으로 되는 일을 집에서는 못 할까? 천장에 스피커를 달아서 윗집 발소리를 없애고, 창문을 열어놓고도 자동차 소리를 줄일 수는 없을까?’소음 때문에 돈을 낼 사람은 많아 보인다. 하지만 불편함이 크다고 곧바로 큰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조용함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그 조용함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팔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귀 옆의 작은 공간에서는 가능한 일능동형 노이즈캔슬링, ANC는 소음과 반대로 작용하는 소리를 만들어 귀 부근의 압력 변화를 줄인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귀 부근’이다.이어폰은 비교적 작은 공간을 대상으로 소음을 제어한다...
2026.09.17 -
같은 회사가 만들었는데 왜 더 쌀까? PB상품 뒤에 숨은 계산
마트에서 저렴한 과자를 집어 들었다가 뒷면을 살펴본다. 포장 앞에는 마트의 자체 브랜드가 적혀 있는데, 제조사는 익숙한 제과회사다.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내가 먹던 과자랑 같은 회사에서 만들었네. 혹시 포장만 바꾼 같은 제품 아닐까?’그렇다면 비싼 제품을 사는 건 손해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의문이 하나 더 생긴다. 그 회사는 왜 자기 제품보다 저렴한 상품을 다른 회사 이름으로 만들어주는 걸까?PB상품의 이야기는 이 두 질문에서 시작된다.같은 제조사라고 같은 제품일까?PB는 유통업체가 소유한 브랜드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자체 브랜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제조사가 자기 이름으로 판매하는 브랜드는 NB라고 부른다.PB의 제조사와 판매사가 다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하고,..
2026.09.16 -
무료 반품으로 돌아간 물건은 어디로 갈까? 환불 뒤에 시작되는 돈의 흐름
현관문 앞에 상자를 놓는다.택배기사가 가져가고, 며칠 뒤 휴대폰에 환불 알림이 뜬다. 소비자에게는 여기서 끝난 거래다.그런데 상자 속 물건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누군가는 포장을 뜯고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다시 팔 수 있는지, 손을 봐야 하는지,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는지도 결정해야 한다.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다.물건은 돌아왔고 돈은 돌려줬는데, 왜 이 거래에는 계속 비용이 생길까?문 앞을 떠난 반품 상자를 조금 더 따라가 보자.보낼 때의 물건은 비교적 상태가 일정하다. 같은 제품이라면 구성품과 포장도 정해져 있다. 주문에 맞춰 꺼내고 포장해서 보내면 된다.돌아올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같은 운동화라도 상자를 열지 않은 제품, 집 안에서 잠깐 신어본 제품, 밑창이 닳은 제품은 다르게 다뤄야 한다. 전..
202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