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 06:30ㆍ마음 실험실/관계 심리 실험
– 기대는 것과 책임을 회피하는 건 다르다
처음엔 어른 같았습니다.
세심했고, 여유 있었고, 듬직했죠.
아내는 어린 나이에도 그 사람이라면 기댈 수 있을 것 같아 결혼을 선택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은 점점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자주 서운해하고,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결국에는 아내가 감정을 받아주는 구조가 만들어지죠.
처음엔 보호자 같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는 보호받으려는 사람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성숙은 나이에서 오지 않는다
심리학에서는 성숙을 나이보다 감정조절 능력과 책임감의 정도로 봅니다.
나이가 많아도 감정적으로 미숙한 사람은 많고,
어리지만 깊은 책임의식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어른이란,
✔ 감정을 컨트롤하고
✔ 관계 안에서 책임을 나누며
✔ 의지하되 의존하지 않는 태도를 가진 사람입니다.
하지만 상대가 이런 성숙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균형해지고
한 사람에게만 감정과 책임이 집중되게 됩니다.
감정적인 기대를 넘어서 경제적인 의존까지
문제는 감정적인 의존만이 아닙니다.
어느 순간, 남편이 경제적으로도 아내에게 기대기 시작하면
아내는 복합적인 부담감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더 젊은데, 왜 내가 더 벌고 책임져야 하지?"
"이건 함께하는 관계가 아니라 내가 끌고 가는 관계 아냐?"
"왜 여전히 그 사람은 '남편'이란 이름으로 권위만 지키려 하지?"
이 상황이 반복되면
여성은 분노와 피로 속에서 점점 감정적으로 마비되기 시작합니다.
‘왜 나는 늘 더 감당해야 할까’라는 생각에 갇히게 되죠.
여성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
이러한 감정은 단순한 짜증이나 화가 아닙니다.
심리학적으로는 역할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정서적 충돌이라고 합니다.
- 감정도 내가 다루고
- 돈도 내가 벌고
- 문제 해결도 내가 하고 있다면
그건 이미 파트너가 아닌, 보호자 역할입니다.
그리고 그 상태가 길어지면
여성은 자존감이 낮아지고,
‘나는 기대도 못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내면에 깊게 새겨집니다.
분노는 보호 본능이다
하리엇 러너 (Harriet Lerner) – 『여성의 분노(Dance of Anger)』 저자는
"여성의 분노는 파괴적인 감정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신호다.” 라고 말합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 상황에서 느끼는 분노는
관계를 깨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본능입니다.
그 분노를 억누르고 넘기기보다는
그 감정을 들여다보고,
자기 감정의 정체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숙한 어른이 되는 일
부부관계든, 연애든,
함께 자라고 함께 책임지는 관계가 건강한 관계입니다.
한 사람이 너무 많이 감당하고 있다면
그건 결국 관계의 붕괴를 의미하죠.
기대는 건 괜찮지만
책임을 넘기는 건 관계를 망가뜨립니다.
마무리하며
이 글은 누군가를 향한 비판이 아닙니다.
가까운 사람을 보며,
또 나 자신을 돌아보며
써 내려간 글입니다.
혹시 나도, 너무 많이 참고 있진 않은지.
혹은 누군가에게 너무 의지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있진 않은지.
관계는 결국,
서로가 어른이 되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진짜 편안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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